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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신증의 조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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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1-10-11 15:51 댓글 0건 조회 5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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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증의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한 이유

청소년 시기의 정신과적 증상들

사례1> 18세 이 모양은 학교에서 교우 관계도 좋고 성적도 잘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고 3이 되면서 수업 시간에 뒤에서 친구들이 떠드는 소리가 자꾸 신경이 쓰이고,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경이 쓰여 자리를 옮겨 보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들면 음악을 중얼거리기도 하며 주의를 돌리려고 노력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학업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감정이 무뎌지는 것 같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고 3 스트레스라고 모두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점차 사람들이 많은 곳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수업이 끝나자 마자 집에 돌아 왔고, 친구들과의 관계는 멀어졌다.

사례2> 19세 박 모군은 요즘 들어 가족에게 잔소리가 많아졌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커튼을 가리지 않으면 앞집에서 다 본다면서 잠깐이라도 커튼을 걷지를 못하게 하고 창문도 꼭꼭 잠그기 시작하였다. 또한 식구들끼리 대화를 할 때 조금이라도 소리가 커지면 앞집에서 듣고 있다면서 조용히 해야 한다면서 화를 내고는 하였다. 하지만, 가족들이 보기에는 앞집에서 자신들을 일부러 쳐다보는 일은 없으며 거리상으로 집 안에서의 소리를 앞집에서 듣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정신 질환은 감정, 생각, 행동 그리고 두뇌의 기능(기억력, 집중력 등)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많은 정신 질환들이 어떤 연령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우울증, 불안장애, 정신증 등은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물론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일생을 살면서 기분, 행동에서 사소한 문제가 있거나 사람들과의 관계, 일, 학업에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약 청소년의 약 20%에서는 좀더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에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증상에 대한 이해 부족, 주변 사람들의 만류 등으로 적절한 평가와 치료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른 신체 질환과 마찬가지로 정신 질환도 일찍 치료를 할수록 회복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일상 생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아진다.
정신 질환 중에서도 정신증은 한 번 발병하면 오래 지속되고 개인의 기능도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의미에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더 강조되는 질환이다.

정신증의 초기 증상이란?

정신증이 발병하자마자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한다는 조기발견과 개입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는 아마도 정신증이 발병하기 전 단계에서 예방요법을 실행하는 것이리라. 이러한 개념은 현대 정신의학의 가장 진보적 개념으로서,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이상적인 의학의 목표이기도 하다. 통상 정신증 환자들은 정신증이 발병하기 직전에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친 "전구기(前驅期)"라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그림). 대부분의 경우에는 어느 날 갑자기 정신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태풍이 불기 전에 날씨가 이미 변화를 보이는 것처럼 정신증의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를 예견할 수 있는 증상들, 즉 전구 증상들이 있다. 이 단계에서는 본격적인 정신증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으나 모호하고 일반적인 정신증상이 출현하고 사회적 직업적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정신증으로 발병한 많은 경우에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있다.

<이렇게 변한다>
의심이 많아지고
우울해하고
불안해 하며
긴장하고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잘 낸다

<이런 경험들을 한다>
기분이 쉽게 바뀐다
잠을 못 잔다
식욕이 없어지거나 반대로 폭식을 한다
의욕이 없고 하고자 하는 동기도 없다
집중하거나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이렇게 느낀다>
머리 속의 생각이 너무 빨리 지나쳐 가거나 반대로 너무 늦게 진행한다
평소 익숙한 사물, 사람들이 다르게 느껴진다

<가족, 친구들이 느끼는 변화>
행동이 바뀌었다
공부나 일을 하는데 어려워한다
점차 혼자 있으려고 하고 어울리는 것을 꺼려한다
주변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전보다 활동적이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들이 시간에 따라 바뀌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일부 증상들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구 증상들은 아직 명확한 정신증의 증상이 아닌 만큼 평상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의 구별이 쉽지 않고,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가의 판단을 필요로 한다. 또한, 상기 증상들은 정신증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의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이러한 질환들이 모두 당사자들을 매우 힘들게 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신증이란?
정신증은 감정, 사고, 대인 관계 등에 이상을 나타내며 뇌의 기능을 저하시켜 기억력, 집중력, 이해력 등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정신증은 질환이 진행하는 시기에 따라 크게 전구기, 급성기, 회복기의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구기는 정신증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로 그 증상이 매우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급성기는 명확한 정신증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시기이다. 전형적인 증상은 환청(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느끼는 증상), 망상(사실이 아닌 내용을 믿는 것,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를 감시한다'는 생각)과 논리적이지 않고 남들이 보기에 기이한 말과 행동 등이 있으며, 감정 표현이나 일에 대한 의욕, 흥미 등이 저하되는 증상들이 있다. 회복기는 급성기의 증상들이 치료가 되어서 지내는 시기로 그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는 경우 급성기 증상이 반복되고 그와 동반하여 기능이 저하되고 이를 되돌리는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치료가 그만큼 강조되는 질환이다.

이러한 정신증은 100명 중 1명에서 3명 꼴로 발생하고, 주로 발병하는 나이는 16세에서 35세 사이로 남자의 경우 20세 전후로 많이 발병하며, 여자는 25세 전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신증의 초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청소년기가 정신증의 예방을 위하여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정신증의 전구단계와 초기단계>


정신증의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한 이유

정신증과 관련된 경험들은 당사자들을 매우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게 한다. 자신에게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힘들게 되는데, 이러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종종 전문 기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늦어지게 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증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고, 증상은 많은 경우에 점차 심해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족들, 친구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가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평소의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가 되어서야 전문 기관에 도움을 청하게 되어 결국 정신증이 발병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게 되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증상이 초기에 나타났을 때 발견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정신증 예방요법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이러한 일반적인 증상으로 어떻게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독일의 연구자들은 환자들이 주관적으로 체험하는 전구증상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주목하여 전구기의 기준을 마련하였고, 이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9.6년 기간 동안 49%가 정신증으로 이행되었다. 반면, 호주의 연구자들은 특정 증상만이 아닌 몇 가지 요인들의 조합을 통해 전구기 기준을 마련하였고, 이 기준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30-40%가 12개월 이내에 정신병으로 이행됨을 확인하였다. 정신증의 가족력, 증상의 기간, 사회적 기능의 수준, 주의력의 장애와 같은 몇 가지 예측 요인들을 합하면, 12개월 이내의 정신증 발병을 80% 이상 예측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와 같이 정신증의 발병을 예측하는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는 곧 정신증의 예방을 현실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구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신증으로의 이환을 예측한 호주 연구자들의 조사 결과>


최근 호주의 한 연구에서는 전구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 중 정신증으로 이행된 사람들은 이행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용적이 더 적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또한 주의력의 장애를 비롯한 일부 인지기능 장애는 정신증의 발병을 잘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포괄적인 인지기능 검사와 뇌의 구조 및 기능 검사가 추가된다면, 임상적 특성만으로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정신증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아가 유전자 검색을 통해 발병의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의 유무 여부도 이러한 예측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북미, 호주, 유럽의 선진국들은 정신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전구기 단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치료와 인지치료 등 다양한 예방요법을 정책적 지원 하에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발병한 이후에 치료하는 것과 달리 발병 전 단계에서 치료하는 것은 정신증을 앓음으로 인해서 회복이 어려운 단계로 진행됨이 없이 예전의 기능수준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치료 시점에 따른 정신증의 경과>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사회심리적 치료도 이 단계에서는 정신증을 예방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신의학자들의 최신지견이다. 따라서, 약물부작용의 발생위험이나 큰 비용의 지출을 피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정신증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증의 최선의 치료는 전구단계에서의 예방치료라고 할 수 있다.

정신증은 의학적으로, 그리고 개인적 사회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심각한 질환이며, 그 심각성은 적절한 시기의 조기치료를 통해 크게 줄여질 수 있다. 정신증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이 정책적 지원을 통하여, 학교의 교사들과 청소년 전문가들, 그리고 일반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정신증 발병이 임박한 개인은 한 사회인으로서의 온전한 자신을 다시 한 번 회복할 수 있는 적절한 예방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외국의 사례

외국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정신증의 초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져 현재 미국의 14개 센터, 캐나다의 18개 센터 등을 비롯하여 15여 개의 국가에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에서는 증상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담 및 검사 등을 제공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1992년 신설하여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호주의 EPPIC 센터 (www.eppic.org.au)와 영국과 캐나다에서 공동으로 운영되는 PEPP (www.pepp.ca), 미국의 운영하는 PRIME (www.prime.unc.edu) 등이 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경험하거나 주변에서 관찰되는 증상들 외에도 객관적인 검사들을 통하여서도 정신증 발생과 관련한 변화가 일어남을 알 수 있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뇌 구조를 검사하였더니 초기 증상을 보인 대상자 들 중에서 정신증이 발생한 사람들과 발생하지 않은 사람들이 뇌 구조(해마, 측두엽 등)에서 차이가 있었다.


기능성 뇌자기공명 영상촬영(fMRI)을 통해서도 초기 증상을 가진 사람들 중 정신증이 발병한 사람들은 초기 증상을 겪지 않는 사람들(대조군)에 비해 문장을 완성하는 같은 과제를 할 때 대조군(E.그림) 과 다른 뇌 영역이 사용되는 것(A-D그림)이 확인되었다.


기억력 검사에서도 초기 증상을 보이는 군(고위험군)은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서 기억력이 저하되어 있었으며 특히, 나중에 정신증이 발병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저하되는 소견을 보였다.


국내 연구 결과
'서울 청년 클리닉'에 내원한 정신병의 전구기 증상을 앓고 있는 피험자들은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표현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좋은 감정으로 회복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또 긍정적인 감정적 단어 (흥미진진한, 활발한 같은)보다 부정적인 단어들 (죄책감이 드는, 신경질적인)이 자신들을 더욱 잘 표현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이는 정신병 발병 전부터 생활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무쾌감증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상담 문의가 가능한 곳

현재 국내에서는 초기 증상으로 인해 상담 및 검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서울의 청년클리닉(www.청년클리닉.net)과 전주의 초기정신증클리닉(www.cuh.co.kr/np/east)가 운영되고 있다.

# 정신증 조기 평가: 다음 중 '예'가 있으면

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당신의 청각이나 시각이 지나치게 강렬하거나 비현실적 일만큼 생생한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때때로 사람이나 사물들의 색깔이나 모양, 크기가 변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까?

2.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생각의 흐름이 갑자기 멈춰버리거나 다른 생각에 의해서 방해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까?.

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때때로 당신은 특별히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감시 당하거나 피해를 입거나 위협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4.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젠가, 당신은 때때로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것을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맛볼 수 있습니까?

도움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권준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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